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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대에 맞춰 아이 이름 짓기

갑자기 분위기 아기이름이라 이 글을 보는 사람은 “헐 임신했나???” 할수도 있겠으나 안타깝게도 아니다. 지금 당장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므로, 날 아는 사람이라면 굳이 놀라서 연락 안해도 된다. 아직 아니다.

하지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주변 친구들중 임산부는 물론, 이미 유치원에 다니는 다큰 (?)아이가 있는 사람들도 많다. 찬찬히 살펴보니 요즘 트렌드가 외국에서도 위화감이 없는 이름인것 같은데, 그저 현명하단 이야기를 하고 싶다. 본인이 외국에 가서 살 일이 없다고 어렵게 짓지 말자, 아이 인생은 또 모르는거다. 나도 내가 이렇게 프랑스에서 이름때문에 고생하면서 살 줄 몰랐다.

나는 내 이름으로 인해 프랑스에서의 내 삶이 평탄치 않았어서 아주 오래전부터 발음하기 쉬운 이름들을 고민했었다. 주변에 임신한 사람이 많아져서 적어보는 글.

참고로 나는 성과는 달리 이름에는 별 애착이 없어서 전부 다 포기하고 프랑스식 이름을 쓰는 중이다. 왜 부모님이 주신 이름을 바꿔서 쓰냐고 비난 아닌 비난, 어쩌면 조롱을 하는 프랑스인들도 있지만 이 모든게 아시아 사람들이 외국 이름을 갖고싶어한다는 편견에서 온거라 “그럼 니들이 내이름 제대로 발음하고 외우던가, 어차피 이거 부모님이 주신게 아니라 할머니가 스님한테서 사온 이름들중 하나 고른거다” 라고 하면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이 이야기는 따로 적어야겠다. 할말이 너무 많아서 ㅂㄷㅂㄷ)

나는 두번째 이름을 쓰지만, 내 자식은 나처럼 프랑스인들의 “너 그렇게 백인이 되고싶어? 왜 니이름 안써?” 라는 조롱을 듣지 않게 하기 위해서, 임신한 것도 아니고 지금 당장 계획도 없지만 여러 글로벌한 이름을 생각해놓고 있다. 발음하기 쉬운 외국이름도 많지만 (Olivier올리비에, Alexandre 알렉산드르), 될 수 있으면 한국에서도 크게 위화감이 없는 이름을 주고 싶기에 한번 리스트업 해봤다.


글로벌한 여자이름

  • Anna 안나 : 한국인이면서 본명이 안나인 사람들을 종종 봤다. 정말 예쁘고 쉬운 이름이지만 시조카 이름이 안나이기에 패스 !
  • Nara 나라 : 내가 살고있는 곳이 프랑스만 아니었어도 이 이름을 내 딸의 이름으로 했을텐데… (애증의 R.. ”나하”가 되버린다)
  • Céline 세린 : 실제 발음은 쎌린 이지만, 한국에는 세린으로 등록하는 사람들이 많다
  • Gabby 가비 : 가브리엘라(Gabriela), 가브리엘 (Gabriel)의 애칭으로 한국에서도 종종 보인다.(국가비..문가비 ..)
  • Hana 하나 : 하나,둘,셋의 하나로 매우 한국적이면서 일본에서는 꽃 이라는 뜻이고, 외국에서도 쓰기 좋은 예쁜이름 ! 그러나 프랑스에서는 H가 묵음인게 문제다. 위의 안나와 비슷한 ”아나”로 발음되기 때문에 시조카 이름과 너무 비슷해서 패스 ㅠㅠ 아쉬웁
  • Hannah 한나 : 주변에 아는 한국인분이 이 이름을 갖고있다! 그저 부러울 뿐. 그러나 다시 한 번, 프랑스에서 H는묵음이 기본이다. 다들 안나 라고 부른다. (다들 안나,안나 거리길래 누군가 했더니 그 분이었던적도….)
  • Luna 루나 : “달”이란 뜻의 라틴어 단어로, 프랑스어로 달을 뜻하는 단어 “Lune(륀)”도 이 단어에서 유래하였다. 예쁜 이름이지만, 너무 외국식이긴 한 편.
  • Léa 레아 : 이 또한 외국식 이름, 그중에서도 굉장히 프랑스스러운 이름으을 한불 커플사이의 아이들에게서자주 볼 수 있는 이름. 발음하기 쉽고, 예쁘고 짧다. (그래서 내가 이 이름을 쓰고있다.)
  • Lia / Leah 리아 : 레아보다는 덜 외국스러운 (?) 이름. 이 또한 내 이름만 레아가 아니었어도 내 딸에게 주고싶은 이름.
  • Lina 리나 : 한국에서도 종종 보이는 이름이다. 리나로 끝나는 영어이름 (안젤리나) 등의 애칭이이도 하다.
  • Lisa 리사 : 프랑스식으로 읽으면 ”리자” 가 되는 이름.
  • Mia 미아 : 마야(Maya), 마리아(Maria)의 애칭. 영미권에서 그냥 ‘미아’라는 이름 자체로도 사용 가능하다. 다만한국어로서의 “미아”라는 단어가 미아 迷兒 를 떠올리게 하기에 꺼려하는 사람이 많다.
  • Yuna 유나 : 굉장히 한국적인 이름이라 생각하겠지만, 프랑스의 브르타뉴 지방의 이름이기도 하다.

글로벌한 남자이름

  • Daniel 다니엘 : 한국적인 이름은 아니지만 대중적인 외국 이름. 발음하기 쉽고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어서가 아닐까 싶다.
  • Ian 이안 : 요즘 한국에서도 꽤 보이는 이름이다 ! 예쁘고 한국에서도 발음하기 좋은 이름이고 프랑스에서도 문제 없다.
  • Jun 준 : 한일 혼혈에서 많이 보이는 이름이며 (주변 한일 커플의 아들 이름도 마침 준 이다.) 남편의 중국 이름도 Jun으로시작을 하기에 우리가 고려하는중인 이름. 그러나 프랑스에서는 ”쥔”으로 발음될 가능성이 높다.
  • Léo 레오 : Léonard 레오나드,Leonardo 레오나르도등의 약칭이지만, 레오로 쓰는것도 많이 보인다.
  • Logan 로건 : 펜트하우스의 로건리가 생각나지만 외국식이지만 발음하기 쉬운 이름
  • Loïc 로익 : 프랑스의 브르타뉴 지방의 이름이다. 발음하기도 쉽고 어떻게보면 한국식으로 끼워 맞출수도 있어서(?) 마음에 드는 이름이나, 이미 남편의 가족중 로익이 있다 ㅠㅠ
  • Liam 리암 : 난 이 이름이 좋은데, 남편은 리암 니슨밖에 생각이 안난다며 반대하는 이름 (ㅠㅠ 리암 갤러거도 있는데)
  • Noa / Noah 노아 : 성경에서 볼 수 있는 이름이라 한국에서도 종종 보이는 이름이고, 발음하기 쉬운지라 혼혈 및 다문화 가정에서 많이 보이는 이름. 주변에 노아라는 아이를 가진 한불커플이 좀 있다. 어떤 분은 “애 엄마가 애 이름은 제대로 발음해야하지 않겠냐”며 발음하기 어려운 R가 들어간 이름은 모두 제외, 그렇게 이 이름을 골랐다고 해서 한참을 웃은 적이 있다.
  • Maël 마엘 : 요즘 프랑스에서 인기있는 이름이고 발음하기도 쉬워서 한불 혼혈 아기 이름으로 쓰이는걸 몇 번 봤다. 이 또한 Loïc 로익처럼 브르타뉴식 이름. 마음에 들지만, 직장동료의 남편 이름이 마엘이다 ㅠㅠ
  • Philippe / Philip 필립 : 필립이란 이름을 가진 한국계 외국인들이 많은데, 이는 반드시 필(必) 서다 립(立) 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 이름 자체는 좋지만 주변에 필립이란 이름을 가진 나이 지긋한 직장동료들이 많기에 나에겐 너무 “아저씨 이름”으로 굳어진 안타까운 이름.
  • Ryu 류 : 스트리트 파이터의 영향으로 한 번 들으면 절대 잊지 않을 그런 이름이다 (아도겐!!). 굉장히 일본스러운 이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탑 리스트에 있는데, 그 이유는 나의 성이기 때문. 문제는 프랑스에서는 “히유” 로 발음 한다는 것….. 그리고 우리 2세에게 내 성도 같이 물려줄 가능성이 있기에 일단 보류중인 이름이다.
  • Théo / Teo 태오 / 태호 : 이 또한 한불 커플들의 원픽 이름. 실제 발음은 “테오” 지만 ”태오/태호”와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에 지극히 한국적인 이름으로 쓰일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아들이 생기면 이 이름을 주고 싶으나, 주변에 Théo만 4명이기에 포기.

사실 우리가 나중에 아이 낳을 때를 대비해서 이름을 몇개 골라놓긴 했지만, 어쩌다보니 여자아이 이름만 잔뜩이다. 이러다가 남자애 생기면 어쩌나 고민되지만, 뭐 일단 아직은 계획 없으니 그때가서 고민하는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