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글을 쓴지 6개월이나 지났다. 물론 나 혼자 주절대는 블로그에 올라오는 새 글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없었을거라 생각되지만, 나의 자존감을 위해 변명을 하자면 지난 연말부터 여러 일이 있었다. 1. 새집으로 이사 2021년 12월, 드디어 새집으로 이사를 했다. 중순에 열쇠를 받고 여기저기 페인트칠 하고(새집인데 그냥 취향 맞추느라 페인트칠을 좀 했다) 공사하느라 12월 말에서야 새집에서 살게 되었는데, 28일은 …
2021년 봄, 나의 근황
요즘 내 삶을 표현하는 단어는 딱 세가지다. 베이킹, 뜨개질 그리고 한국영화. 취미로 하는 홈 베이킹 내가 처음 집에서 빵을 구워본게 초등학교 6학년쯤이던가, 집에 오븐이 있는데 엄마가 안쓰길래 내가 써봤다. 재밌더라. 집에서도 열심히 만들어먹고 친구들한테도 나눠주고 신나게 베이킹하다가 팔뚝 데였던 화상 흉터가 아직도 희미하게 남아있다. 학교에서 반 애들한테 몇백원에 빵이랑 쿠키 팔다가 담임쌤한테 금지당한적도 있다. 난 …
프랑스에서 집사기
현생(?)이 바빠서 한동안 블로그를 놓고 있다가, 요즘 스트레스가 너무 많아진게 내 행동과 말투에서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서 피해보는 사람은 남편과 나의 인턴 (미안 오쎄안…) 이런저런 스트레스 때문에 자꾸 퇴근 후에도, 주말에도 일 생각이 나고 맘놓고 쉬지 못하는 상황이 되길래 퇴근하면 일을 놓는 연습을 해보기로 했다. 뜨개질도 다시 시작하고, 남편이 사준 외국에서 한국 방송 볼 수 있는 …
2021년 1월 10일, 29번째 생일
어제는 프랑스에서 보내는 8번째 생일, 만나이 29살이 되는 생일이었다. 생일은 일요일이었지만, 현재 코로나로 인해 프랑스의 모든 식당이 문을 닫고 배달만 하는데다가, 그마저도 일요일에 닫는 곳들도 많아서 결국 토요일에 간소한 생일 파티를 치뤘다. 오전에는 남편과 미용실에 가서, 치렁치렁한 머리를 단발로 잘랐다. 머리 관리가 귀찮아질 것이라는것을 아주 잘 알지만, 그렇다고 펌을 하진 못했다. (가성비가 좋지 않은 프랑스 …
2020년의 마지막 날
다들 같은 마음이겠지만, 2020년은 정말 이상한 한 해였다. 코로나로 인해 계획하던것들이 많이 틀어지기도 했지만, 락다운 기간동안 집에 콕 박혀있으면서 생각도 많이 하고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2010년 대학에 들어갔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10년이 지난 2020년의 나는 지금 행복한 외노자로 살아가고 있다. 2020년의 마지막 날을 보내며 해보는 짤막한 올해 정리. 내년 …
12월 20일, 근황 보고
크리스마스도 5일 앞으로 다가왔고 마음도 들뜨고 있다. 여태 살면서 단 한번도 크리스마스라고 들뜬 적이 없는데 새삼 왜 이러는지는 나도 의문. 두 번의 락다운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나보다. 요 며칠 남편이랑 넷플릭스로 “스타트업” 이라는 한국 드라마를 봤다. 젊은 청춘들이 스타트업을 차리며 생기는 일들을 다룬 드라마인데, 남편은 마침 개발자인데다가 스타트업도 실패해본 사람이다. 모든 씬에 코멘트를 달며, 이건 말이 …
미니멀 라이프를 위하여
전 맥시멀리스트의 고백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아니,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하고싶은 것도, 가지고 싶은 물건도 참 많았고, 원하는 것을 얻기 전까지는 그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 잠도 잘 이루지 못했을 정도로 욕심이 많았다. 한번 무언가에 꽂히면 얼마 쓰지 않을 물건이란걸 알더라도 꼭 내 손에 넣어야만 직성이 풀리고는 했다. 세일을 하면 필요하지 않더라도 무작정 …
남편이 외국인이라는 것,
내 남편은 외국인이다. 아시아계 프랑스인이고, 한국에 반년정도 살았던 적이 있다. 한국어는 어눌하지만, 다행히 아시아계라는 점과, 한국 드라마, 예능을 본다는 점 덕분에 한국 문화 이해력이 아주 높은 편이라 문화차이에서 오는 문제가 적은 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쉬운점 (?)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 남편은 무엇이 다른가, 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글로벌화가 한층 심화됨에 따라 국제결혼을 …
나의 버릇, 잠꼬대
오늘 아침도 어김없이 일어나서 느긋하게 남편과 재택근무 출근준비(?)를 하는데, 남편이 물었다. “커피 마시는 꿈 꿨어?” “어- 그런것 같기도 하고? 왜?” “오늘 새벽4시에 나한테 커피 마실거냐고 물어본거 기억 안나?” “??????” 곰곰히 생각해보니, 꿈 속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 누군가와 까페에 간듯하다. 그 사람에게 커피 마실거냐고 물어봤던듯. 그게 실제로 내 입에서 나온 듯 하고, 그 말을 들은건 나와 …
2020년, 나의 세번째 어드벤트 캘린더, 딥티크 Dyptique
2018년, 2019년, 벌써 두 번이나 멋진 서프라이즈를 받은 나는 올해도 당연히 좋은 크리스마스 캘린더를 받겠거니, 하고 생각하고 있었고 (oui, je suis vraiment gâtée 다.) 궁금한걸 참지 못하는 나는, 대놓고 남편에게 올해도 뭔가를 준비했는지 물었다. 남편은 딱히 숨기지는 않고 대답을 순순히 해주었다. “응 올해도 당연히 캘린더 있는데, 어느 브랜드인지는 말 안해줄거야.” 그런다고 포기할 내가 아니다. 남편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