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Vie En Rose Paris Joomin 유용한 정보 일상

나의 버릇, 잠꼬대

오늘 아침도 어김없이 일어나서 느긋하게 남편과 재택근무 출근준비(?)를 하는데, 남편이 물었다.


“커피 마시는 꿈 꿨어?”

“어- 그런것 같기도 하고? 왜?”

“오늘 새벽4시에 나한테 커피 마실거냐고 물어본거 기억 안나?”

“??????”


곰곰히 생각해보니, 꿈 속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 누군가와 까페에 간듯하다. 그 사람에게 커피 마실거냐고 물어봤던듯. 그게 실제로 내 입에서 나온 듯 하고, 그 말을 들은건 나와 함께 까페에 간 사람이 아니라, 나의 침대메이트 (?) 남편이었다.

남편은 나한테서 새벽 4시에 커피 마시실거냐는 질문을 받고, 벌써 아침인가? 하고 시계를 보고는 그저 어이가 없었다고 한다. (나같아도 새벽에 커피 마실거냐고 하면…..) 나의 커피 제안(?)때문에 새벽에 잠을 깬 이후로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고 불평해대는 남편. 미안하다고는 했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 상황이라 그저 웃겼을 뿐이었다.

사실 이게 하루이틀 일은 아니고, 항상 그래왔다. 어렸을때도 부모님께서 항상 나한테 잠꼬대를 했다고 다음날 알려주시곤 했다. 재밌는 사실은, 영어, 일어, 불어 등 외국어를 배우면서, 외국어로도 잠꼬대를 하기 시작했다는 것. 아버지의 영향으로 나의 제 2 외국어는 일어였는데, 일어공부를 한창 하던 시절에는 꿈도 일어로 꾼 적이 있다. 잠꼬대도 일어로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현재 불어로 꿈을 꾸고 잠꼬대도 불어로 하는 것으로 보아 그 때도 일본어로 잠꼬대를 했었을 가능성도 있는듯.

큰소리 내는 잠꼬대

어렸을 때부터 잠꼬대를 해왔지만, 요즘들어 큰소리를 내는 잠꼬대가 많아진듯 하다. 최근에 있었던 일 2개만 말해보자면,

  1. 남편은 게임을 좋아한다. 내가 자는동안 게임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한번 남편이 밤늦게 게임을 하는 동안, 내가 갑자기 “내가 하지 말랬잖아!!!!!!” 하고 불어로 소리를 질렀고, 놀란 남편은 허겁지겁 컴퓨터를 끄고는 침대로 와서 “지금 끄고 왔어!!! 많이 화났어????” 라고 물어보는데 나는 답이 없었다고 한다. 물론 나는 꿀잠자는 중이었다. 어떻게 자면서 화를 낼 수 있냐며 남편이 신기해했다
  2. 직장동료와 마찰이 있었던 적이 있는데, 그게 스트레스를 많이 줬던지 꿈에 나온 적이 있다. 서로 언쟁을 벌이는데, 내말을 듣지 않으려고 하길래 “아니 내가 아니라고 했잖아, 내 말좀 들어보라고!!!!”라는 식으로 소리를 질렀던 기억이 난다. 다음날 아침 남편이 물었다. “꿈에서 오쎄안 혼냈어? ” (오쎄안은 내 담당 인턴인데, 내가 참을성이 많지 않아 자주 혼내고는 한다. 남편 말 듣고 많이 반성함……)

개들도 잠자면서 가끔 낑낑댄다. 사람도 당연히 중얼대는 잠꼬대는 할 수 있는데, 내가 잠꼬대를 할 때는 중얼거림이 아닌 정확한 발음과 큰소리의 잠꼬대로, 내가 평소에 말하는 것과 똑같다고 한다. 이거, 문제있는거 아닐까 하고 인터넷 검색을 좀 해봤다.

잠꼬대 하는 이유, 잠꼬대 고치는법

사람이 잠을 잘 때는 계속해서 깊은 잠을 자는 것이 아니라, 깊은 잠 (논렘수면 Non REM) 과 얖은 잠(렘수면 REM)을 반복하게 된다.

렘수면(REM)이란, “급속 안구 운동 수면”을 뜻하는 Rapid Eye Movement Sleep의 약자로, 깨어있는 것과 비슷하게 안구가 빠르게 움직이는 상태를 뜻하는데, 이 때 인체는 아주 얕은 수면 상태에 빠지게 되고, 주로 이 때 꿈을 꾼다고 한다.

성인은 일반적으로 전체 수면시간의 약 20~25% 를 렘수면으로 보내며, 8시간을 잔다고 할 시, 약 90-120분의 렘수면이 이루어진다. 잠꼬대는 보통 이 렘수면 동안 하게 되는데, 스트레스나 불편한 잠자리 등이 잠꼬대를 더 심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사실 잠꼬대에 대한 특수한 대책은 없고 그냥 그러려니,해야한다고 한다. 다만 스트레스가 잠꼬대를 더 심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행동이 잠꼬대를 줄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 매일 충분한 잠을 잔다
  • 일상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없앨 수 있도록 노력한다
  • 낮에 가볍게 운동을 하여 숙면을 도울 수 있도록 한다
  • 잠들기 전 반신욕을 하여 근육과 교감신경이 이완되어 숙면을 돕게 만든다.

너무 뻔한 이야기라 과연 이런거로 내 오랜 버릇이 사라질까 싶긴 하지만, 한번 시도는 해봐야겠다. 꼭두새벽에 내 큰 목소리 때문에 잠 깨는 불쌍한 남편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