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Vie En Rose 요리 / 음식 제품 후기

트러플 식재료 천국, Maison de la truffe 매종드라 트뤼프

요 며칠 파리 날씨가 매우 좋아서 밖으로 나가지 않을수가 없었던 상황. 주말이 되자마자 느지막히 일어나서 간략하게 브런치를 먹고 산책을 하기로 했다.

처음엔 집에서 멀지 않은 몽수리 공원 Parc Montsouris 으로 가면서 가는 길목에 있는 국가 공인 명장 MOF (Meilleur Ouvrier de France)의 꽃집에 들러 조그만 화분을 하나 살까 했었다. 하지만 결국 “새 화분은 우리 여름에 이사 가고 사기로 했잖아” 라는 나의 잔소리에, 풀죽은 남편과 나는 오랜만에 오페라 Opéra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걷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던 어제의 파리날씨

하지만 아무리 오페라 쪽으로 간다고 해도, 모든 매장이 문을 닫는건 변함이 없다.

요 며칠 밖에 나갈 때마다 옷이 없어서 남편한테 투정을부리는데, 그럼 뭐하나. 문을 열은 곳이 없는걸. 문 열자마자 쇼핑이나 하러 가자고 제안했으나 “지난번처럼 사람에 깔려 죽을껄” 이라는 말에 금방 포기하고 다른 쇼핑이나 하기로 했다.

그렇게 들른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의 식료품코너인 갤러리 라파예트 구르메 Galeries Lafayette Gourmet.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프랑스 정부 지침에 따라 갤러리 라파예트 및 모든 “불필요한 매장들 commerces non essentiels”은 1월 30일부터 영업을 멈추었다. 하지만 식료품점은 “필수 매장들 commerces essentiels”에 포함되기 때문에 정상 운영되고 있는 상황.

지난번 갤러리 라파예트 왔을 때는 크리스마스 시즌이었는데, 매장 내부 인원 수를 통제하느라 매장 밖으로 줄이 엄청 길었었다. 그때에 비하면 너무나 한산했던 갤러리 라파예트 거리. 거리에 차도 별로 없었다. 아무래도 매장들이 문을 닫았으니 사람들은 다 공원에 가서 앉아있는게 아닐까 싶다.

아무튼, 우리는 라파예트 식료품점으로 향했다. 이 블로그 글을 몇번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나는 프랑스 디저트를 매우 좋아하고 종종 사먹는다. 우리의 라파예트 구르메 방문 목적 또한 맛있는 케익이었지만, 이왕 온김에 다른거 살 것 없나 구경하다가 우리의 눈에 띈 매종드라 트뤼프 Maison de la Truffe

매종드라 트뤼프 Maison de la Truffe

매종드라 트뤼프 Maison de la Truffe 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트러플 관련 식재료를 살 수 있는 곳이다. 영어로는 트러플Truffle, 프랑스어로는 트뤼프Truffe 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한국 사람들에게는 트러플 이라는 단어가 더 익숙한지라, 매종드라 트러플 이라고 적는 것을 종종 볼 수 있고 혹은 매종드라 트뤼플 이라는 영불어도 눈에 띈다. 실제 발음은 매종드라 트뤼프 Maison de la Truffe가 맞다!

사실 매종드라 트뤼프 Maison de la Truffe는 식재료 판매점이 아니라 트러플을 주재료로 한 식당의 이름이다.1932년부터 여느 유명한 식당들, 제과점, 초콜렛 매장들이 그렇듯, 매종드라 트뤼프도 식재료 판매업에 뛰어들었고, 그 시작은 바로 2016년 라파예트 백화점의 식료품관인 갤러리 라파예트 구르메 Galeries Lafayette Gourmet. 현재는 봉마르쉐 Le Bon Marché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트러플, 송로버섯 하면 한국에서의 이미지는 “세계 3대 식재료 중 하나”, “최고급 식재료” 등으로 어찌나 보통 사람들이 범접할 수 없는 이미지를 풍겨대는지, “얼마나 향기롭고 맛있길래…” 라는 댓글들을 종종 봤다. (아직도 기억나는 지드래곤의 냉장고를 부탁해….)

사실 트러플을 통째로 사지 않는다면야, 맛과 가격이 적당한 트러플이 들어간 치즈, 혹은 오일 등, 트러플 함유 식재료들은 충분히 찾을 수 있다 ! ( 물론 대부분의 제품들은 “트러플 향 포함”이고, 트러플의 함유량이 높아질수록 가격 또한 올라간다) 또한, 한국으로 가게되면 가격이 트리플 한다. (언어유희 맞다)

하지만 트러플은 강하고 독특한 향을 가지고 있어서 소량만으로도 음식 전체의 맛을 좌우할 수 있다. 따라서 약간의 트러플 오일이나 트러플이 첨가된 제품만으로도 풍미가 넘치는 유럽의 맛을 탄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식재료 한 두개 사두는 것은 나쁘지 않다.

우리는 화이트 트러플, 블랙 트러플 올리브 오일화이트 트러플 소금을 사와서, 저녁에 트러플 파스타를 해먹었는데 오랜만에 식당에서 먹는듯한 맛을 느낄 수 있어서 행복했다 헤헷 !

패키징이 예뻐서 선물로도 나쁘지 않은듯. 나중에 한국갈때 선물용으로 작은거 한두개 사가야지하고 맘먹은 오늘.

나중에 코로나가 끝나고 자유롭게 여행다닐 수 있는 그 날이 오게되면, 파리에 와서 꼭 트러플 재료 한 두개는 구매해 가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