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Vie En Rose 여행

스위스 여행 – 브리엔츠 로트호른 열차 Brienz Rothorn

브리엔츠는 말 그대로 브리엔츠 호수쪽에 위치한 마을이다. (툰 호수에 툰이 있는것처럼…)

원래는 이 곳에 갈 예정이 없었으나, 임신으로 인해 융프라우에 올라가지 못하게 되면서 (예약하던 도중, 너무 높은 고도의 산은 임산부에게 추천하지 않는다는 글을 보았다 ㅠㅠ) 급하게 다른 일정을 찾다가 남편이 발견한 곳.

브리엔츠 호수가에 위치한 브리엔츠라는 마을에서는 매우 놀랍게도(!)브리엔츠 호트호른이라는 고도 약 2350 m의 브리엔츠 산 정상으로 갈 수 있다.

참고로 Rothorn 호트호른이란 독일어로 Red Peak, 즉 붉은 정상이라는 뜻으로 꽤 많은 산들이 이 이름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브리엔츠 로트호른으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이는 등산, 혹은 산악열차이다.

브리엔츠 로트호른 지도

브리엔츠 로트호른 열차에는 특이점이 하나 있다.

한국에서 기차소리는 “칙칙폭폭”이라고 하는데, 모두들 알다시피 이는 증기 기관차의 소리에서 따온 의성어. 지금, 21세기에는 구시대의 산물로 여겨질 뿐이지만,19세기 까지는 주요 운송수단을 담당했던 바로 그 증기 기관차. 브리엔츠 로트호른 산악열차는 바로 그 시절 증기 기관차를 아직도 쓰고 있다.

실제 해외 관광객들은 융프라우나 그 외 다른 곳을 가기 바빠서 브리엔츠 로트호른 산악열차는 그냥 패스하기 일쑤이나, 증기 기관차를 한시간 가량 타며 해발 2350m까지올 라가는 경험을 하기 위해서 이 곳에 오는 로컬 여행객이 굉장히 많다. (실제로 열차에 탄 모든 사람들이 백인인데다가 독일어를 했다… 물론 백인이라고, 독일어를 쓴다고 스위스 사람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다른 언어가 들리지 않는 것 자체가 그닥 유명한 관광지는 아니라는 반증이 아닐까 싶었다.)

물론 2022년에 증기 기관차를 탈 수 있는 경험을 한 것은 매우 좋았지만, 터널 안을 지날 때는 그만한 고역도 없다.

냄새는 물론이고, 커다란 칙칙폭폭 기차소리가 크게 울려퍼져 귀를 막아도 시끄럽다고 느껴질 정도였으니. (여행 갔을 때가 딱 임신 25주차 정도였는데, 아기한테 너무 스트레스가 아니었길 바랄뿐! 그래도 엄마는 즐거웠단다 ?)

기차를 타고 올라가면서 보이는 광경은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넓은 들판에 중간중간 보이는 집들과 종을 단 소들. 정말 스위스 스럽기 그저없는 풍경이 한도 끝도 없이 펼쳐졌다. (참고로 팁을 주자면, 브리엔츠 역에서 출발할 때, 꼭 왼쪽 창가에 앉길! 그걸 모르고 오른쪽에 앉았다가, 내려올때 되서야 풍경이 잘 보이는 쪽에 앉아서 가게 되었다.)

정상에 도착하면 바로 옆에 까페 겸 식당이 하나 있는데, 물론 가장자리 쪽은 항상 사람이 꽉 차있고, 줄 서있는 경우도 많다. 나는 오전에 커피를 안 마셨던지라 먼저 산책을 하기 전에 테라스에 앉아서 커피 한 잔을 하고, 우뚝 솟은 봉우리중 하나로 향했다.

평소 같았으면 매우 쉽게 갔을 길이지만, 아무래도 임신 중기의 몸으로 간지라 너무 무리하지 않고 중간중간 숨이 찰 때마다 앉아서 쉬다가 걷고, 쉬다가 걷고를 반복하기도 하고, 중간중간 사진도 찍고 하다보니 금방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 올라서니 브리엔츠 호수가 딱 눈 앞에 펼쳐져서 우리가 2019년에 갔던 안시 Annecy의 몽망전망대 (Col de la Forclaz)가 떠올랐다. 남편과 나의 개인적 의견으로는 안시 Annecy의 몽망전망대 (Col de la Forclaz)나 바로 전날 갔던 외시넨 호수 Oeschinensee가 훨씬 예뻤으나 평가는 각자에게 맡기도록 하겠다!

오전에 이 모든 일정을 끝내고, 점심시간이 될 때쯤 다시 브리엔츠 로트호른역으로 내려왔다. 점심을 이 곳 식당에서 먹을지, 내려가서 먹을지 고민하다가 시간이 애매한지라 그냥 내려가서 먹기로 결정하고 하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