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Vie En France 사회 / 문화

달콤한 프랑스의 부활절

프랑스에서 초콜릿이 가장 많이 팔리는 달, 하면 크리스마스 시즌을 생각 할 수도 있겠으나, 부활절이 있는 4월도 만만치 않은 초콜릿 시즌이다. 르피가로 Le Figaro 지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시즌과 부활절 시즌만 합해도 연 총 매출의 13%에 다다른다고 하니, 이 두 시기에 초콜릿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다들 대충 짐작할 수 있을듯.

부활절은 사실 그 유래 자체만으로 봐도 종교 기념일이므로,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카톨릭을 기반으로 나라의 문화, 정치 그리고 역사가 발달된 많은 나라들은 전부 다 부활절을 기념하고 있다. (사실 서양 대부분의 휴일들이 종교 기반이긴 하다.) 여전히 많은 가톨릭 기반 종교인들은 부활절을 크리스마스 만큼 중요한 명절로 생각하고 그를 보내지만, 현재 다양한 문화가 섞인 프랑스에서 부활절은 하나의 “휴일”에 가까워지고있다. 학생들은 부활절 방학이 길게 있고, 어른들도 아이들과 같이 방학을 보내거나, 공휴일인 부활절 월요일 (Lundi de Pâques)을 맞아 긴 주말을 만끽하기도 한다.

우리도 이 트렌드(?)에 맟추어 살아가고 있다. 프랑스에서 부활절을 보낸 것도 꽤 오래되었고, 그 사이 남편과의 암묵적인 룰도 생겼다.

부활절은 맛있는 초코렛 먹는 날

부활절은 맛있는 초코렛 먹는 날 ?

부활절이 다가오기 전인 3월 말부터 4월 내내 여기저기서 다양한 초콜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한가지를 금방 알 수 있는데, 단순한 타블렛 모양 초콜렛 뿐만이 아니라 “토끼, 달걀, 종” 모양의 초콜릿이 굉장이 많다. 그 이유는 종교 등 여러 문화에서 온 것인데 그 유래는 다음과 같다.

부활절과 토끼

토끼는 부활절을 대표하는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 기독교적 의미와는 거리가 멀다. 성경 내에서 부활절과 토끼를 연관지은 부분이 전혀 없기 때문.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사람들을 뜻하는 “이교도 Païen” 의 풍습이 기독교 문화와 결합되었다는 학설이 가장 유력하다고 한다. 실제 내가 알고있는 신실한 유대교 사람에게 물어보니 ” C’est païen 이교도 문화야 “라고 답한걸보니 정말 종교와는 관계가 없는듯 하다. 크리스마스와 크리스마스 트리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보면 될 듯 하다.

부활절과 달걀

가톨릭 신자들은 부활절 전 40일인 사순절 carême 동안에는 하루에 딱 한 번만 식사를 하며, 그 식사조차 빵과 마른 채소만 먹고 짐승 고기뿐만 아니라 물고기나 달걀도 먹지 않는 비건의 삶을 산다. (물론 현대에 와서 이걸 진짜 지키는 사람은 정말 드물게 봤다…) 하지만 그동안에도 매일 닭은 달걀을 낳고, 그 달걀들은 한 곳에 보관한다. 그렇게 40일동안 지내다가 부활절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릴 때 처음으로 오믈렛이나 반숙된 달걀을 먹어본다고 한다. 부활절과 달걀의 관계는 이곳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는데, 다른 해석도 있다.

모든 생명은 알에서부터 시작된다 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는 글도 봤다. 딱딱하고 움직이지 않기에 대충 보기에는 죽은 것 같지만 사실 그 안에는 생명이 깃들어있기 때문에 ‘죽은 뒤 사흘 만에’ 부활한 예수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위에 있는 해석이 더 맞아 보이는건 내 느낌적인 느낌…

부활절과 물고기

위에 부활절에 있어서 계란이 가지는 의미에서 말했던 것과 일맥상통하는데,부활절 전 40일인 사순절 carême 동안에 생선을 먹지 못하는 것 에서 유래했다. 또한, 바다같은 그리스도의 은혜 속에서 사는 물고기, 즉 신자들을 표현한 것이라고도 하고, 실제 그리스도의 사도들중 일부는 어부들이었고, 신앙의 상징에 물고기가 있었다고 한다.

부활절과 종

종은 가톨릭 종교에서 정통으로 내려온 문화다. 일단 부활절의 유래 자체가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힌 날로부터 3일째 되는 일요일에 부활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이에 따라 그리스도가 수난을 받은 성금요일 (Good Friday)의 전날, 최후의 만찬이 있던 성 목요일Holy Thursday 부터 부활절까지는 예수를 애도하기 위하여 교회와 성당의 종을 울리지 않는다. 그리고 3일후인 부활절에 예수의 부활을 축하하는 종을 울린다.


부활절과 초콜릿

“그래, 부활절과 토끼, 달걀, 종에 대한 의미는 알겠는데 그게 초콜릿이랑 무슨 상관인데???”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부활절과 초콜릿이 이어진것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는 18세기 독일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어드벤트 캘린더가 생각나는군, 모든것은 독일에서 시작됩니다…)

18세기쯤부터 카카오 반죽을 다루는 여러 방법이 개발되었고, 독일과 프랑스 알자스 지방의 상인들은 “초콜릿도 사순절 carême 동안 못먹지 않나? 그럼 차라리 달걀보다는 초콜릿을 먹는게 어떨까?” 라는 생각을 했고, 초콜릿으로 계란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히트를 치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 이 아이디어 낸 상인이 저작권 등록만 했으면 돈방석에 앉았을텐데… 그 시절 그런것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을 것이 뻔해서 뭔가 안타까워진다.

매년 맛있게 초콜렛을 먹어왔지만, 이렇게 정확한 유래를 알고나니 앞으로는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듯 하다. 글은 이정도로 마무리 하고, 어제 나가서 사온 패트릭 로저의 초콜렛을 먹으러 가볼까 한다 !